에이치브이엠과 스피어.
SpaceX 특수합금 공급망에서 ‘제조사’와 ‘공급관리자’라는 본질적으로 다른 위치를 점한 두 기업은 모두 2025년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투자 관점에서의 리스크-리턴 프로파일은 극명하게 갈린다.
에이치브이엠(295310)은 진공용해 기술을 보유한 원천 제조사로 서산 2공장 가동과 함께 생산능력을 7.5배 확대하며 다각화된 고객 포트폴리오를 구축 중이고, 스피어(347700)는 SpaceX와 10년·1조 5,000억원 규모 장기계약을 확보한 Tier 1 공급관리(GSCM) 기업으로 매출 가시성이 월등하다. 두 기업은 경쟁자가 아니라 공생 관계에 있으며, SpaceX → 스피어(서플라이벤더) → 에이치브이엠(밀벤더)이라는 동일한 밸류체인 위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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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브이엠과 스피어, 사업 모델이 완전히 다르다
에이치브이엠은 구(舊) 한국진공야금에서 출발한 첨단금속 전문 제조기업이다. 진공유도용해로(VIM), 진공아크재용해로(VAR), 전극슬래그재용해로(ESR) 등 미국 ATI·독일 VDM만이 보유했던 고청정 진공용해 설비를 국산화했다. Fe계(51.7%), Ni계(29.6%), Cu계(13.9%) 합금과 스퍼터링 타겟(4.1%)을 직접 생산하며, 300개 이상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우주 매출 비중이 2025년 1분기 47.1%에서 2026년 **68.5%**까지 확대될 전망이지만, 항공방위(19.8%), 반도체(17.3%), 석유화학(15.8%) 등 다각화가 진행 중이다.
반면 스피어는 근본적으로 공급망 관리(GSCM) 기업이다. 전신은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라이프시맨틱스(2012년 설립)로, 2025년 3월 스피어코리아와 합병하면서 특수합금 사업으로 전환했다. 자체 제조설비 없이 글로벌 OEM 네트워크를 통해 생산을 외주하고, 수요예측·재고최적화·품질검사·납기관리 등 공급망 전반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이 모델은 보잉의 부품 공급망을 관리하는 TMX(티센크루프에어로스페이스)와 유사하다. SpaceX의 세계 5대 Tier 1 고난도 특수합금 공급업체 중 유일한 아시아 기업으로 인정받았으며, SpaceX 출신 앤드류 에르마팅거를 부사장으로 영입해 밸류체인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핵심적 차이는 이것이다: 에이치브이엠은 실제 합금을 녹여 만드는 회사이고, 스피어는 그 합금의 조달·납품을 관리하는 회사다. 에이치브이엠이 스피어에 특수합금을 공급하고, 스피어가 이를 SpaceX에 납품하는 공생 구조가 핵심이다.
| 구분 | 에이치브이엠 (295310) | 스피어 (347700) |
|---|---|---|
| 사업 유형 | 첨단금속 제조사 (밀벤더) | 공급망 관리사 (서플라이벤더) |
| SpaceX 관계 | 간접 공급 (스피어 등 유통사 경유) | 직접 Tier 1 계약 파트너 |
| 제조 설비 | VIM·VAR·ESR 등 자체 보유 | 없음 (OEM 외주) |
| 기술 해자 | 진공용해 기술 국산화 | SCM 네트워크·관계 |
| 고객 다변화 | 300개+ 고객, 4개 산업군 | SpaceX 매출 비중 88% |
| 최대주주 | 문승호 외 (47.72%) | 최광수 (29.7%) |
에이치브이엠과 스피어, SpaceX 계약 구조에서는 스피어가 확연히 우위
2025년 7월 31일 공시된 스피어의 10년 장기계약은 SpaceX가 벤더사와 체결한 최초의 장기 공급계약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계약 기간은 2026년 1월 1일부터 2035년 12월 31일까지이며, SpaceX 요청에 따라 최대 3년 연장 가능하다. 총 계약 규모는 약 10억 5,414만 달러(약 1조 4,689억원), 2026년 확정 공급 물량은 772억원이다. 이 계약으로 스피어는 향후 10년간 연평균 1,500억원 내외의 매출이 사실상 보장되는 구조를 확보했다.
에이치브이엠은 이와 대조적으로 개별 구매주문(PO) 기반의 단기 계약 구조를 유지한다. 2025년 4월 공시된 148억원 규모 공급계약(납기 7개월)이 대표적 사례다. 다만 2025년 3분기 기준 우주 수주잔고가 258억원(전년 동기 대비 +134.8%)으로 증가 추세이며, 전체 수주잔고 354억원을 기록했다. SpaceX의 Starship 1기당 특수강 사용량은 약 230톤이며 이 중 HVM 공급 분은 약 40~50톤으로 추산된다(하나증권).
매출 가시성 측면에서 스피어가 압도적 우위에 있다. 다만 에이치브이엠은 스피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 장기계약의 낙수효과를 받는 구조이므로, 스피어의 계약 안정성이 에이치브이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재무지표는 두 기업 모두 전환기에 있다
에이치브이엠과 스피어, 두 기업 모두 2025년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재무 상태와 궤적이 상이하다. 스피어는 합병 효과로 매출이 26억원에서 956억원으로 폭증했고, 에이치브이엠은 서산 2공장 가동 초기 비용에도 불구하고 연간 기준 흑자를 달성했다.
| 재무지표 | 에이치브이엠 | 스피어 |
|---|---|---|
| 2025년 매출 | ~691억원(E) | 956억원 |
| 2025년 영업이익 | ~61억원(E), OPM 8.8% | ~84억원, OPM 8.8% |
| 2025년 순이익 | ~34억원(E, 흑자전환) | ~12억원(흑자전환) |
| 2024년 부채비율 | 80.9% | 42.8% (순현금 상태) |
| 2024년 ROE | -7.35% (적자) | -84.5% (적자) |
| PBR (2024 기준) | 3.77~11.14배 | ~2.8배 |
| 시가총액 (3월 기준) | ~1조~1.3조원 | ~2.2조~2.5조원 |
| PER (2026E 기준) | ~60~70배 (추정) | ~85~119배 |
주목할 점은 스피어의 시가총액이 에이치브이엠의 약 2배라는 것이다. 이는 10년 장기계약의 매출 가시성에 대한 프리미엄이 반영된 결과다. 다만 두 기업 모두 2024년까지 적자였기 때문에 전통적 PER 밸류에이션이 어렵고, 2026년 예상 실적 기준으로도 60~120배에 달하는 극도로 높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다.
2026~2027년 성장 경로가 분명히 다르다
에이치브이엠의 핵심 성장 동력은 서산 2공장이다. 2025년 6월 준공, 9월 상업가동을 시작한 이 공장에는 미국 Consarc사의 VIM 12톤·VAR 8톤(2기)·ESR 12톤이 설치되었다. SpaceX 측 의견을 반영해 도입된 글로벌 표준 설비다. 연간 생산능력이 기존 5,500톤에서 약 18,000톤 이상으로 확대되며, 매출 캐파시티는 1차 증설 기준 1,500억원, 2차 증설 시 3,000~3,500억원 수준이다. 증권사 컨센서스는 2026년 매출 1,023~1,076억원(영업이익 158~178억원), 2027년 매출 1,606억원(영업이익 211억원, ROE 19%)을 제시한다. FMM 소재(삼성 OLED향), 니오븀계 양자칩 소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의 항공엔진 소재 개발 등 사업 다각화도 진행 중이다.
스피어의 성장은 SpaceX 발사 횟수와 직결된다. SpaceX의 연간 발사 횟수는 2020년 25회에서 2024년 138회, 2025년 170회 이상으로 급증했고, Starship에는 Raptor 엔진 33기가 장착되어(Falcon 9의 Merlin 9기 대비 3.7배) 특수합금 수요가 구조적으로 폭증한다. 증권사 전망은 2026년 매출 1,853~1,923억원(영업이익 218~222억원, OPM 12%)이다. 2025년 12월에는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지분 10%를 2억 4,000만 달러에 인수하여 수직계열화를 추진 중이며, 연간 7,200톤의 니켈 원재료를 시세 대비 50% 할인된 가격에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 성장 전망 | 에이치브이엠 | 스피어 |
|---|---|---|
| 2026E 매출 | 1,023~1,076억원 | 1,853~1,923억원 |
| 2026E 영업이익 | 158~178억원 | 218~222억원 |
| 2027E 매출 | 1,606억원 | 미발표 (장기계약 기반 지속 성장 예상) |
| 핵심 성장 동력 | 서산 2공장 캐파 확대, 사업 다각화 | SpaceX 발사 횟수 증가, 니켈 수직계열화 |
| 매출 캐파 상한 | 3,000~3,500억원 (2차 증설 시) | 장기계약 연 ~1,500억원 + 추가 수주 |
에이치브이엠과 스피어, 리스크 프로파일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에이치브이엠의 3대 리스크는 첫째, 2025년 9월 발행된 400억원 규모 CB(전환가 32,278원)로 인한 오버행이다. 현 주가 80,000~107,000원 대비 전환가가 절반 이하여서 2026년 9월 전환청구 개시 시 대규모 매도 물량 출회가 우려된다. 둘째, 서산 2공장 초기 가동 과정에서 3분기에 영업적자로 전환된 바 있어 양산 안정화까지 실적 변동성이 존재한다. 셋째, 2026년 3월 12일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되었다(5일간 60% 이상 급등).
스피어의 3대 리스크는 훨씬 구조적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매출의 88%를 SpaceX 단일 고객에 의존하는 극단적 고객 집중 리스크다. SpaceX의 정책 변화나 계약 조건 조정이 곧 실적 붕괴로 직결된다. 둘째, 디지털 헬스케어에서 특수합금 GSCM으로의 급격한 사업 전환 이력은 사업 모델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남긴다. 2024년까지 매출 26억원 수준의 적자 기업이 합병 1년 만에 956억원 매출을 기록한 것은 인상적이지만, 자체 제조설비 없이 외주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의 장기 안정성은 검증이 필요하다. 셋째,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된 상태이며, 5회차 CB 250억원(전환가 14,213원, 현 주가의 약 1/3)의 잠재적 희석 리스크도 남아있다.
| 리스크 항목 | 에이치브이엠 | 스피어 |
|---|---|---|
| 고객 집중 | 중간 (우주 비중 ~68%, 다각화 진행) | 극심 (SpaceX 88%) |
| CB 오버행 | 400억원, 전환가 32,278원 (2026.9~) | 250억원, 전환가 14,213원 (2027.1~) |
| 투자경고/주의 | 투자주의종목 (2026.3) | 투자경고종목 (더 심각) |
| 제조 리스크 | 있음 (2공장 초기 변동성) | 없음 (비제조) |
| 사업 모델 검증 | 20년+ 제조 이력 | 사업 전환 1년, 검증 필요 |
| 밸류에이션 | PER ~60-70배 (고평가) | PER ~85-119배 (더 고평가) |
주가는 두 종목 모두 1년간 400% 이상 급등했다
에이치브이엠은 2024년 6월 IPO 이후 2025년 4월 16,000원대 저점을 기록했다가 2025년 8월 스피어-SpaceX 계약 뉴스에 동반 급등(+27.9%), 이후 2026년 1~3월 우주산업 재조명과 함께 80,000~107,000원대까지 폭등했다. 52주 최저 16,000원에서 최고 97,300원까지 약 508% 상승했다. 외국인 지분율은 7.18%로 낮으며, 개인 투자자 주도의 거래 패턴을 보인다.
스피어는 더 극적이다. 52주 최저 5,970원에서 최고 57,300원까지 약 860% 상승했다. 2025년 11월 8,200원에서 2026년 3월 50,000원대까지 5개월 만에 6배 이상 올랐다. 외국인은 2026년 1월 한 달간 218.6만주 순매수로 적극 참여 중이나, 기관은 312.3만주 순매도로 차익실현에 나섰다. 외국인 지분율은 8.9%다.
에이치브이엠과 스피어, 두 종목 모두 우주항공 테마 급등주로서 투기적 성격이 강하며, 실적 대비 매우 높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다. SpaceX의 2026년 하반기 IPO 추진(기업가치 약 8,000억 달러)이 양 종목의 가장 큰 단기 카탈리스트로 작용하고 있다.
안정성과 성장성, 선택의 기로
두 기업의 핵심 차별점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것이다: 에이치브이엠은 ‘기술과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고, 스피어는 ‘계약과 관계’에 투자하는 것이다.
안정성 측면에서는 에이치브이엠이 우위다. 20년 이상의 제조 역사, 300개 이상의 다변화된 고객 포트폴리오, 자체 보유 설비라는 유형 자산, 그리고 우주 외에도 반도체·방산·원전·잠수함 등으로 확장 가능한 기술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SpaceX 한 곳이 무너져도 사업 자체가 붕괴되지 않는다. 반면 스피어는 SpaceX 의존도 88%에 자체 제조설비 없는 GSCM 모델이라는 점에서 구조적 취약성이 존재한다.
매출 성장 가시성에서는 스피어가 압도적 우위다. 10년 장기계약이라는 확실한 매출 파이프라인은 에이치브이엠의 PO 기반 수주와는 차원이 다른 예측 가능성을 제공한다. 2026년 예상 매출도 스피어(1,853~1,923억원)가 에이치브이엠(1,023~1,076억원)의 거의 2배에 달한다.
장기투자 관점에서의 종합 판단: 에이치브이엠이 **리스크 대비 보상 비율(Risk-Reward)**에서 더 유리하다고 판단된다. 시가총액이 스피어의 절반 수준(1조원 vs 2.2~2.5조원)임에도 2027년 예상 실적(매출 1,606억원, 영업이익 211억원)이 스피어의 2026년 전망치에 근접하고, 고객 다변화·기술 해자·유형 자산이라는 근본적 안전 마진이 있다. 다만 에이치브이엠의 실적은 스피어를 경유한 SpaceX 주문에 일부 의존하므로, 스피어의 장기계약 안정성이 에이치브이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공생 구조를 인식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단기 모멘텀과 매출 가시성을 중시한다면 스피어, 기술 기반의 장기 성장과 리스크 분산을 중시한다면 에이치브이엠이 적합하다. 두 종목 모두 현 밸류에이션이 2026~2027년 실적까지 상당 부분 선반영한 상태이므로, 진입 시점의 주가 레벨이 최종 투자 성과를 크게 좌우할 것이다. SpaceX IPO(2026년 하반기 추진)가 양 종목 공통의 최대 카탈리스트이며, 이 이벤트 이후의 밸류에이션 정상화 과정에서 어떤 기업이 실적으로 주가를 뒷받침할 수 있는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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